파리에 대해서는 이것저것 환상이 많다.

뭔가 예술적이고, 유니크 하고 신비한 느낌.. 특히 사랑해 파리 라는 영화를 보면서, 그런 환상을 더 키웠던거 같다.

 

 

 

 종로의 작은 상영관에서 처음 이 영화를 봤을때,

생소한 옴니버스 스타일과 잔잔한 내용때문에 조금은 지루하게 느꼈지만,

정말 이상하게 이 영화가 계속 머리속에 멤돌았다.

마음에 들었던 에피소드는.. 중년 노부부가 이혼했다 친구처럼 다시 만나는 장면이었다.

둘은 젊을때 누구보다 더 사랑했지만, 어느 순간 사랑이 아닌게 되버려서 헤어지고 각자 새로운 사람을 만나,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다.

이상하게 이 에피소드를 보면 마음이 편해졌다. 왜 편해졌는지는 모르지만...

 

그러나, 파리에 대해 이런 멋진 환상 땜에 간건 아니었다 ㅋ

런던에서 아주 가깝고 ㅎ 유럽여행을 처음간다면 한번쯤은 가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으로 파리를 다녀왔다.

이런 의지 없는 일종의 의무감은 여행에서도 그대로 반영됬다. 파리가 어떻게 생겼고, 어떤 음식이 유명하고. 이런건 전혀 모르고 ㅎ

전날 친구의 룸메이트가 준 지도와 뒤에 관광지에 대한 포스트잇 2장정도로 정리되어 있는 정보만 들고 그냥 떠났다.

 

그래서 첫날 일정은..

 

런던 => 파리 (유로스타) -> 몽마르트 언덕 -> 물랑루즈 -> 세느강 ->노틀담 성당 -> 호스텔

-> 루브르 ( 들어가진 않았다 ) -> 상젤리제 -> 에펠탑

 

 

 

 

 

 

아침에 비몽사몽 유로스타를 타고, 몽마르트에 도착하니 9시 였다.

몽마르트..... 음.... 뭐랄까 뷰는 좋았으나 치안이 좋지 않았다.

 

몽마르트에 올라가는 길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1. 걸어서

2. 옆에 엘레베이터 ( 난 몽마르트에 대해서 정보가 때문에 엘레베이터가 있다는 정보는 내려갈때 알았다 ㅠ )

 

1. 걸어서 갈 때 길이 두갈래가 있는데 둘다 흑형들이 지키고 있다. 

그리고 내 친구의 남자 선배는 대낮에 모든걸 다 털렸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이런 말을 듣고.. 마음 단단히 먹고, 백인들 뒤에 바짝 붙어서 걸어갔는데... 거의 길이 끝난 지점에 갑자기 뒤에서 흑형이 손목을 잡았다.

너무 놀라 소리지르고, 뛰어가는데 경찰도 없고, 흑형들은 웃고 있고... 아 정말 몽마르트는 걸어서 올라가는 건 비추다.

 

물론, 전망은 몹시 좋다. 사진에도 좋게 나오고..

하지만, 계단을 보면 전날 숙자들이 깨부수고 간 와인병 ( 우리나라 같으면 소주병 .. ) 조각들이 널려 있는 곳이 몽마르트다.

 

정말 누군가 내 블로그를 보고 파리에 간다면 , 꼭 왼쪽에 있는 엘레베이터를 타라고 전해 주고 싶다..

 

 

 

 

이번에는 물랑루즈 공연장을 갔다.

검은 유리로 닫혀있길래, 유리문 앞에서 안을 투시해 보겠다며 지켜보고 있는데, 갑자기 또 흑형이 나와서 저리가라고 손짓했다.

파리 첫날 부터 상큼한 충격이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놀란 심신을 달래주기 위해서 친구룸메가 준 포스트잇에 적혀있던

리옹드 무셀인가 ? 무튼 유명 홍합음식 체인점에 갔다. 나름 괜찮았다.  

 

 

 

 

 

 

 

버스를 타고 이곳저곳.

 

 

 

 

 

파리의 세느강은 강폭이 걸어갈만할 정도여서, 도보로 다니기 좋은 곳이었다.

런던과 달리 햇볕도 따듯하고, 바람도 시원해서, 다리를 건너고 있을땐 드디어 파리 구나 ㅎ 라는 느낌이 들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절실하게 느끼는건.. 바로 "아는만큼 보인다 " 라는것이다.

정말 내가 감정이 엄청 풍부하여, 몰라도 느낄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게 아니라면 정말 아는만큼 느껴지고, 소중해 진다.

 

노틀담도 마찬가지였다. 와 ~~ 성당 크네. 정도, 언제 지어졌는지 어떤 양식인지 관심이 없고, 관심 없는 만큼 감동도 없었다.

 

 

 

 

노틀담에서 너무 더워 호스텔에 와서 잠시 쉬다가, 저녁을 먹으러 상젤리제 쪽으러 갔다.

영국인 이모부가 강추하신 집인데 오픈 전부터 줄을서서 기다렸다... ㅎ

 

사실 추천해서 간건 맞지만, 정확히 뭘 파는 곳인지는 가서 알았다.

바로 스테이크 무한리필집 ㅎ

맛은.... 줄서서 먹고 싶을 정도는 아니었는데 유럽사람들이나 그나라사람들이 가족단위로 정말 많이 와서 먹었다.

 

세계 어디나 무한리필집이 인기있는건가 ㅎㅎ 아님 내가 모르고 있는 뭔가가 또 있는건가 ㅎㅎ

 

 

 

 

 

상젤리제를 돌아다니다.. 슬슬 에펠탑을 보기 위해 걸어가는중 ㅎ

상젤리제에서 에펠탑은 지도상으로는 멀어보였는데 세느강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될거 같았다.

그래서 우린 해질때 까지 걸었다. ㅎㅎ

 

 

 

 

이렇게... 해질때까지..

지도상에 먼거 같으면 정말 먼거리였다. ^^

친구한테 미안하기도 했지만 강변 따라 가면서 지난 10년여의 추억도 이야기 하며, 나름 즐거웠다. ^^ (나는 ! ㅎ)

 

 

 

 

 

드디어 에펠탑 ~ !

 

사실 에펠탑도 몇시까지 올라갈 수 있고, 몇층까지 있는지도 모른체 티켓박스 근처를 배회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느 한국인이 말을 걸었다 ㅎㅎ

자기들이 실수로 4인 표를 샀는데, 같이 올라가자고 ㅎㅎㅎ

와 !! 이런 행운이 ㅎㅎ

 

그 표는 기다릴 필요도 없이 바로 올라가는 표였고, 우린 약간의 사례비만 지불하고 에펠탑을 올라갔다.  

 

 

 

 

 

2010년 여행의 정점을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파리의 에펠탑을 선택하겠다. 비록 런던이 파리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았으나

이 때 이 순간, 야간에 에펠탑 꼭대기에 있던 순간 ! 이 정말 너 ~~ 무 행복했다. ㅎ

야경도 멋있었고, 바람도 좋았고 ㅎ 친구랑 너무 행복해서 소리도 지르고 ㅎㅎ

막 미친자처럼 사진도 찍구 ㅎㅎ 아무리 길게 말해도 그날의 느낌은 전달할수 없을거 같다.

 

 

 

 

 

여행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

사랑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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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2일째,

 

동행이 있는 여행에서 피할수 없는건, 바로 동행자와의 트러블이다.

여행스타일이 안맞는다던가... 여행스타일은 맞더라도 그날그날의 상대의 컨디션에 따라 상황은 매우 달라진다.

그리고 익숙한 생활이 아닌 어색한 타지에서의 트러블은 절대 진리다.

 

많은 여행을 다녔고, 그 때마다 서로가 아무리 맞추고 가도 트러블은 피할 수 없었다.

물론 대놓고 소리지르며 싸우는 경우는 없다. ( 차라리 이 경우면 편하다. )

어느 순간 불만으로 쌓인 침묵의 기운이 시작되면, 심각한 트러블이 발생한다.

이 경우, 보통 오래갔다.

그리고 이후에는 겉으로는 웃지만... 앙금이 남고, 얼마지나지 않아 서먹해진다.

 

그래도, 이 법칙에 예외는 있다고 생각 했..었..다.

10년지기 제일 친한 친구랑 갈때도 그 예외에 포함된다고 생각했다.

 

 

 

 

 

 

 

음.. 그러나 예외는 없었다 ^^

 

누군가는 루브르 하면, 모나리자가 떠오르겠지만 ㅎ

난 베프와의 냉전상황이 떠오른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입장을 기다리면서,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사진을 찍고 있던 우리 ㅎ

돌이켜 생각해보면, 유치해서 손발이 오그라 들지만 그 땐 항상 심각하다.

뭔가 불만이 가득차고, 그 불만을 양보할수 없는 분위기 ㅎ

 

결국, 우린 루브르에서 따로 관람했다. ( 내가 그렇게 하자고 했다 )

옹졸한 내가 ㅎㅎ 아 ~ 정말 부끄럽지만, 그 때 사태를 크게 벌리지 않기 위한 최선이었다.

 

 

 

 

모나리자 앞에 사람들이 벌떼 같이 모여있었다.

내가 사람구경을 온건지 ㅎ 모나리자를 보는건지. ㅎ

그리고 수많은 작품에서 압도당할정도로 감동받았다는 말은 절대 못하겠다.

내가 감정이 없는건가 ? ㅎ 라고도 생각했지만. 솔직히 와 ~ 그림 크고, 건물 크고, 사람많다. 가 내 생각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신 퐁피두에서는 달랐다.

이 여행을 계기로 내가 고전미술보다는 현대미술에 훨씬 더 감흥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파리의 퐁피두 센터에는 기발한 현대미술 작품들이 넘쳐난다.

중고등학교때 얇디 얇은 컬러판 미술책에서 봤던 작품들이 그곳에 있고, 매번 새로운 기획전과 정말 기이한 작품들을 보고나서는,

사실 루브르 보다 훨~ 씬더 신선하게 다가왔다.

정말 기분좋은 신!선!함!이었다. 잠자고 있는 뇌를 깨우는 느낌 ㅎ 이거다 싶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퐁피두 센터를 관람하면서,

우리의 감정싸움은 끝이 났다. 즐겁게 음식을 먹으면서 ㅎ

10년지기 친구는 달랐다. 먼저 손내밀어줬고, 언제 싸웠냐는 듯 그렇게 끝이 났다.

 

 

 

 

 

이제 세느강에 배타러 고고 ㅎㅎ

였지만.... 세느강에 배타러 가니. 우리에게 맞는 시간때가 없었다 ㅠㅠ

너무 아쉬운 마음에 다시 세느강가에서 포토타임을 활발하게 가졌다.

 

 

와상 ㅎ 친구의 인권을 위해 얼굴은 가렸다 ㅎ

 

 

배타고 가는 사람들에게 미친자처럼 온몸으로 인사해 줬다 ㅎ

 

 

 

 

 

그리고 마지막은 어느 커플의 염장샷 !

강건너 커플구경.. 그렇게 우리 파리 여행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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