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9 루체른 => 취리히 => 헬싱키


[ 버   스 ] 06:30 - 07:00 호스텔 => 루체른 역 | 스위스 패스

[ 관   광 ] 07:00 - 12:00 루체른역 <=> 리기클룸 | 스위스패스 (페리, 등산열차)

[ 점   심 ] 12:00 - 14:00 휘스테른 + 카펠교 인근

[ 버   스 ] 14:00 - 15:00 루체른역 <=> 호스텔 | 스위스 패스 ( 캐리어 가지러 ) 

[ 기   차 ] 15:00 - 16:00 루체른역 => 취리히공항 | 스위스패스

[ 비행기 ] 19:10 - 22:50 취리히공항 => 헬싱키 공항 | 핀에어(사전예약)

[ 호   텔 ] 23:30            hilton airport hotel | 104.4유로 (사전예약: booking.com)


ㄴ 비오면 리기산 가지 마세요. 아무것도 안보여요.

ㄴ 리기산은 스위스패스로 가면 무료입니다.

 

 


 

여행을 생각할때, 대부분 날씨는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책자에 나온 맑고 뻥뚫린 쾌청한 날씨를 보고, 그 도시를 선택하게 되고,

당연히 ! 의심의 여지도 없이 ! 내가가는 날 또한 그림엽서 속의 날씨가 될거라고...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때까지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심지어 영국을 다녀오면서도  잠깐잠깐 소나기를 맞은 적은 있어도 장마비 같이 내리는 날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날씨가 말썽 부렸다.

로마씨티투어 오후와 바로 루체른에서 둘째날, 스위스를 떠나 헬싱키로 넘어가는날의 비는

우리나라 장마때 시원하게 내리는것처럼 주룩주룩 내렸다.


사실 전날 루체른의 날씨가 너무 좋아서, 의심도 하지 않았다.

로마에서는 일기예보에 비밖에 없어서 마음의 준비라도 했지만... 이건 아니었다.

그것도 들꽃이 있고 소가 있는 리기산 트래킹을 계획하기로 한날 !!! ㅠㅠ

우울한 날씨가 분명 소나기겠거니... 라고 바라며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첫 유람선을 탔다.


 

 

 


 


유람선은 굉장히 호화로웠지만...

유람선내에서 뭔가를 시키지 않는 사람에게는 앉을 자리가 실외밖에 없었다. 비를 맞는 실외 밖에....

돌아오는 유람선은 그렇지 않았지만.. 내가 탄 첫 유람선은 그랬다.


 


사실 비도오고.. 여행을 망쳤다는 기분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유람선을 타는 중에 비가 더 많이 내렸고, 여행의 마지막으로 가는... 출근날이 다가온다는 생각에 

도저히 긍정적인 생각이 안들어서, 돈이나 쓰고 기분이나 가라앉히려고 자리가 제공되는 곳에서 간단하게 티타임을 했다.


저게 고작.. 만 이천원이다.

한국에서는 기분안 좋으면 그냥 집구석에 짱 박혀 있는데..

스위스에서는 돈을 좀 썼다. ㅋ


 

 


 


 


 



유람선에서 본 풍경들. 

날씨 좋았으면 정말 더 좋았을 것을... 사진찍다가 짜증나서 다시 들어갔다. ㅎ


 

 


드디어 리기산 등산열차를 탈 때는 비가좀 잦아 들었다.

일말의 희망을 붙잡고... 중국인들과 함께 내가 황산열차를 탄것인지 리기산 등산열차를 탄것인지도 모르게.

그렇게 정상으로 점점 올라갔다.


 

 

등산열차를 탔을 때 가졌던 일말의 기대는...무참히 사라졌다.

내렸는데 눈앞에 뵈는게 없었다.


내 계획은 리기클룸에서 1시간걸어서 리기 칼트바드까지 가는건데..

이런날씨라면 내 옆에 낭떨어지가 있어도 안보이고. 누가 하나 조난당해도 아무도 모를것 같은 날씨 였다.


올라왔던 황산열차 중국인 분들은 바로 내려가는 기차에 올라탔고. 일부 현지인 같으신 분들은 예배당 같은 곳으로 사라졌다.

난 그래도 올라왔으니 5분 거리의 리기 클룸(정상) 에는 올라갔다...

그 많던 등산열차 사람들은 한명도 없었고, 나 혼자 리기클룸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주 어릴때, 태풍이 오는 날 바람이 정면에서 심하게 불면 숨쉬기가 어려웠던 적이 있다.

그 느낌을 딱 ! 그날 아무도 없는 산 정상에서 느꼈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숨이 잘 안셔진다며 헐떡이며..

여기서 쓰러질 수 없다 ㅋ 라는 생각에 ..( 그땐 심각했다 ) 겨우겨우 내려갔다.

(항상 이눔의 쓸때 없는 호기심이 문제다.. 올라가지 말았어야 하는데.. ㅋ )


 

 


겨우겨우 등산열차 타는 곳 까지 와서 다음 열차를 물어보니 1시간 뒤에 있다고 해서...

좀더 따뜻한곳에서 마음의 진정을 시키고 싶어... 리기버거를 주문했다.

정말 맛이 없었다. 도대체 스위스 분들은 미각에 어떤 자극을 받고 사시는지 궁금했다.

그냥 정말 건강하게만 사시는지... 그냥 버거는 좋게 말해 건강한 맛이었다.


 

 

 




다음 열차에 그날 아침 민박에서 뵜던 한국분들이 내렸다.

그리고는 날씨보고 바로 나와 함께 하산 했다. ㅎ


 


그분들과 함께 처음에는 퐁듀를 먹으러 갔다.

의기 양양하게 퐁듀하우스 가자고 했는데.. 사실 길을 정확히는 모르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내심 헤매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하며 갔는데 다행히 한번에 찾았지만... 가게가 문을 열지 않았다.


대신, 루체른 전통 요리를 하는 휘스테른에 갔다.

근데 망할.. 가자고 하고는 루체른 전통요리 이름을 몰랐다. 영어 메뉴판만 보고 한참을 씨름하다가...

"pastry filled with pork ... " 요거 하나보고는 겨우 찾아서 주문했다.


내가 가자고 하고는 메뉴 몰라서 못시킬땐 얼마나 민망하던지.. ㅋ

무튼 스위스 전통요리인 뢰스티, 퐁듀, 그리구 루체른 전통요리를 먹었는데...

그것도 28유로나 주고 먹었는데....


별루 !!! 였다.

비싼데 가면 다르겠지.. 스위스 요리도 뭔가 있을거야.. 라는 내 생각은 다시 또 무참히 사라졌다.


 

그날은 그렇게.. 리기산을 못가봤단 아쉬움을 가득 안고 헬싱키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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