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이 넘은 내 노트북이 3개월만에 부팅된 기념으로 ^^;; 지난 여행의 리뷰를 쓰기로 했다.

3년전 스페인 여행때 2층침대에서 낙상한 이후로 본인 기분에 따라 부팅된다. 뭐 xp지원도 끝나고 원체 고령이라 부팅되는것만으로도 짠하긴 하다. 무튼..  

 

4월 초, 날씨가 풀리면 언제나 여행욕이 가장 높아지는 때가 온다.

순천을 갈까, 곡성을 갈까 고민하다가 얼마전에 우연히 본 창이 다 뚫리고 예쁜 기차가 생각났다.

그 기차는 바로.. 백두대간협곡열차 : V - train이었다.

 

물좋고 산좋은 이 구간이 수익악화로 폐선될뻔하다가 관광열차로 다시 탈 바꿈했다.   

http://www.letskorail.com/ebizprd/EbizPrdTrainOtrainMain_main.do

 

한때 간이역여행을 꿈꿨던 나로서는 이런변화가 그나마 다행인거 같다. 이런곳은 폐선되면 평생 뭍힐수 밖에 없었을 텐데 관광열차로 다시 흥하면서 이렇게 좋은 풍경을 선사하다니.. 내가다 뿌듯해졌다.

 

그와 반대로 기차여행을 하면서 최고의 절경이라고 생각했던 동해남부선 (해운대 ~ 경주) 은 올해 폐선되서

다시는 탈 수 없게 됬다. 거기야 말로 바다를 바로 옆으로 끼고 가는 정말 멋진기차였는데 이미 아스팔트로 덮혀진 그곳을 보고오니 내 추억도 다 덮힌거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무튼..

 

 

나는 서울에서 당일치기로 V-train을 타러가기로 했다..

 

 

그러나...

도저히 당일치기 일정을 잡기가 너무 힘들었다.. 물론 여행사 상품을 사면 우르르 다같이 버스타고 가서 V-train타고 오면 되지만... 항상 단체활동은 회사생활로 충분하다..라는 생각을 가진 나로서는 아무리 싸도 떼로 다니긴 싫었다.

 

온갖 머리를 쓴 끝에.. 드디어.. O-train과 V-train을 함께 경험하면서

서울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일정을 완성했다. 두둥 !!!  

 

[ O-train ] 08:07 - 12:12 | 청량리역 => 철암역 | 특실 27600원

[ V-train ] 12:35 - 13:36 | 철암역 => 분천역 | 8400원 *제일 꼬리칸(3호차) 가장 꼬리자리가 명당*

[ 점심 및 휴식 ] 13:36 - 15:50 | 메밀꽃사랑(메밀전,감자전,산채정식) | 15000원

[ 무궁화호 ] 15:50 - 17:00 | 분천역 => 영주역 | 3700원

[ 택시 ] 17:00 - 17:15 | 영주역 => 영주터미널 | 5000원

[ 버스 ] 20:00 - 23:00 | 영주터미널 => 동서울터미널 | 15000원                                               경비:약 8만원


ㄴ V-train은 약 1달전에 표가 오픈되지만 대부분 여행사가 구매해서 그 당시에는 표가 없는거 같습니다.

    한 3일전에 들어가니 표가 많이 있었습니다.

ㄴ V-train은 철암-분천구간을 하루에 3번왕복합니다.

ㄴ V-train은 철암 분천사이에 승부,양원역 에서 약 15분 정도 쉬었다가 갑니다.  중간에 내리면 한 10km걸어가면 분천역 갈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혼자가는건 비추입니다.

ㄴ 철암역,분천역 모두 카쉐어링 서비스가 있으며 분천역에는 자전거를 대여해 주기도 합니다.

ㄴ 분천역, 철암역 모두 V-train 종점이라도 주위에 거의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내리면 버스가 아니라  기차로 돌아갈수 밖에 없습니다. 버스가 있으나.. 거의 탈수 없는 시간대입니다.

ㄴ 철암역 : 편의점 1개있음 , 음식점 거의 없음

ㄴ 분천역 : 편의점 없음 , 대신 토산품을 판매하고 포장마차같은 식당이 있습니다.

ㄴ 버스는 예약안하고 갔는데 주말이라 영주에서 서울가는 버스표를 겨우 구했습니다.

 

이미 친구들은 내가 일정을 짠다고 하면 다 내려놓는다. 빡세지 않으면 여행이 아니다 라는 철학을 가진 나로서는 이번여행도 하나라도 어긋나면 서울로 돌아오기 힘든 일정을 내놓았다..뭐 결론은 영주시내까지는 안정적으로 들어왔으니 ^^ 뭐 잘 끝났다고 생각한다.

 

 

 

 

 O-train은 청량리에서 출발하며 제천-태백-철암-분천(=V-train) - 영주 -제천을 왕복하는 말그대로 중부내륙순환열차다. 사실 O-train은 일반 무궁화호와 시설이 좋은거 빼고는 크게 다르진 않다.

 

 

 

내부는 칸별로 좌석 스타일이 다 다르다. 어떤 칸은 창쪽을 두 좌석이 바라보고 있는곳도 있고

칸막이스타일도 있다. 각 칸별로 약간 컨셉이 다르다.

 

 

열차 칸 사이에도 나름 깔끔하게 되어있다. 보이는 원형은 화장실이다. 샤워해도될 정도의 넓고 쾌적할 정도..

 

 

O-tain도 관광열차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곳에 있는 역인 추전역에서 약 20분 정도 정차한다.

4월 초라 벚꽃놀이 대신간거 였는데.. 여긴 아직 겨울이라 사실 좀 당황했다.

다들 벚꽃놀이 사진을 페북에 올릴 때, 눈내린 산이라니 ㅎ 봄느낌 안나긴 했지만 신선했다.

 

 

 

 

 

드디어 철암역에서 V train으로 환승 ^^

 

 

 

 

리뷰를 이리저리 찾아보다 V train은 가장 끝칸 끝좌석이 명당인걸 확인했다.

가장 끝자리 까지는 아니지만 거의 끝자리에 앉았다.  예술이었던건 양옆 뒤까지 있는 큰창을 통해 펼쳐진 풍경이 정말 멋졌다. 눈이 시원해지는 느낌 ^^

 

 

 

 

기차 내부는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사실 주말이라 열차에는 사람이 많아서 사진을 겨우겨우 찍을 수 있었다...

좀 한가하면 좋았을 텐데 애들과 아주머니분들 사이에서 사실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았다.

뒤에 있는 통창을 다 막고 있기도 했고... 평일에 단체관광객이 없을 때 가면 훨씬 더 좋을거 같다.

 

 

터널을 지날때는 천장에 붙인 형광스티커가 마치 놀이공원에 온거 같은 느낌을 준다 ^^

 

 

 

터널을 지나 산넘고 물건너..

펼쳐지는 풍경은 사람 한 분없는 정말 조용한 시골풍경이었다. 사진에는 잘 나오진 않지만 물색깔도 특이하고

아직 국내에 이런곳이 있다는게 신기할 만큼 그냥 자연그래도 느낌이었다.

 

 

 

V train은 철암 - 분천 사이에 약 3개 정도 역에서 쉬어갔다.

이 열차가 아니었으면 보존되지 않았을 작은 간이역인 승부역에서 한컷 ^^

 

 

양원역에서 내려서 트래킹을 하는 분들도 있었다. 다만 기차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사람 구경하기 힘든 시골산길을 가야하는 코스라 도저히 갈 용기가나지 않았다. 적막하다 못해 호랑이가 나올거같은 산골에서 트래킹이라니.. 단체가 아니면 소화하기 힘든 코스로 보였다.

 

 

아쉽지만 종점인 분천역 도착 ^^

 

분천역은 아담한 역이었다. 물론 특이한 점은 바로 옆에 이 역보다 더 크고 깔끔한 화장실 건물이 따로 있다.

 

 

바로 뒤에는 자전거를 대여하거나 카쉐어링이 가능하다.

사실 2시간 넘게 남아서 카쉐어링을 할까 했는데 오른쪽이 브레이크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장롱면허가 카쉐어링을 하면 안될거 같아 포기했다.

 

 

 

강원도(철암) 에서 경북으로 넘어오니 개나리꽃이 펴 있었다 ^^

 

 

 

 

근처에 포장마차 같은 곳이 있었는데

의외로 굉장히 저렴하고 너무 맛있어서 깜짝놀랐다. 할머니 혼자서 운영하시는데 감자전을 한판에 4천원정도만 받고, 산채비빔밥도 다양한 야채와 함께 집된장으로 된장찌개도 주셨다. 도저히 관광지 인심이라고 생각되지 않은 파격적으로 싸고 맛있었던 식사였다. ^^

 

 

 

주변에 트래킹 코스를 따라 한 시간 정도 걸었다.

5분만 나가도 이세상에 사람은 나 혼자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은 왠지 삼국시대에도 이느낌이겠거니..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자연그대로의 모습이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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